



Never mind island
사용자ㅣ임시호
기획ㅣ김윤익(김꽃)
일시ㅣ2011년 9월 17일-10월 30일
1부 : 2011년 9월 17일-10월 31일
2부 : 2011년 11월 1일-11월 15일
*1부전시는 전시장 안으로 출입이 불가합니다. 전시는 입구의 CCTV와 글로 구성됩니다.
*작업진행에 따라 일정은 변경됩니다. 홈페이지와 이메일을 통해 알립니다.
기획전시 ‘Never mind island’는 임시호 작가가 어느 섬에서의 기억을 413 공간 안에 끝을 가늠하기 힘든 크기의 캔버스 천을 설치하고서 한 달여 동안 한 가지 표현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과 그를 통한 결과물을 관객과 공유하는 전시이다. Never mind는 어느 작은 섬 안의 마을 이름인데, 그녀는 이 마을의 이름을 따 ‘Never mind’란 섬을 탄생시켰다. 과거 그녀가 한시적으로 체류한 섬은 정글을 가로 질러야 ATM기계를 찾을 수 있고 화장실에서는 뱀이 튀어 나오는 문명과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곳이었다. 이 곳에서 그녀는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보다는 두려움을, 치유보다는 거리감을 먼저 느꼈다. 그녀는 이를 문명사회 안에서 살면서 잊혀지고 퇴화된 어떤 감각들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퇴화된 감각이 살아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자연의 경이로움과 두려움사이에서 충만해지는 감각, 예상치 못한 또 다른 감각들을 발견하였다. 이 전시에서 그녀는 퇴화된 감각과 발달된 감각은 무엇이며, 이러한 감각들이 살아가는 데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생각하며 그 감각들에 대한 기억을 중심으로 그림을 그려 나간다. 섬을 그려나가는 방법에 있어서 그녀는 일종의 실험을 한다. 이것은 섬을 그리는 일에서 확대되어 작가 스스로 그림을 그리며 고민하고 갈등했던 문제들에 대한 실험이 되기도 한다. 임시호 작가는 어느 날 자신의 그림 그리기 방식이 여러 가지로 산재되어 있다는 걸 발견하였다. 작가는 자신의 다양한 직업, 작업 공간, 환경에 따라 변화해왔던 그림 그리는 방식에서 탈피하고자 한 가지 방식을 정하여 그리기로 결심하였지만, 그녀의 결심은 오히려 자유로웠던 그녀와 그림과의 영역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았다. 자유로움을 침해받지 않으면서도 상황에 맞추어 그려진 그림이 아닌 그녀에게 맞는 그림이 무엇인지 그 방법을 찾고 있던 중 그녀는 413과 만났다.
One canvas painting
[413] 공간 안에서 그녀는 이 모든 것들을 펼쳐놓고 확인하고 질문할 수 있는 Never mind island라는 실험의 장을 펼친다. 설치된 하나의 천은 그림의 크기, 화면 안 조형성이 작가 스스로에게 주는 강박과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대한 테이다. 약 한달 여 동안 작가는 제약에서 벗어나 보고 마음껏 실험해 볼 수 있는 과정과 가능성의 장 속으로 들어간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흩어져 있던 그녀의 그림들에 대해 ‘하나의 방식을 정하겠다.’ 라고 생각한 그 생각 자체에서 탈피한다. 그녀는 어떤 방식이 그녀의 자유로움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표현에 적절한 것인지를 의식이 아닌 무의식에게 질문하며 Never mind island를 그려간다. 무엇이 그녀를 그림을 그리는 순간에 집중되고 희열을 가져다주는지 그녀와 관객들 모두가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그려진 ‘Never mind island’의 전체 화면 중 부분을 하나의 그림으로 선택할 것을 관객들에게 제안한다. 이 제안은 전시장에 설치된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관객들이 전체 중 부분을 찍는 것으로 이루어지며 사진은 전시장 한편에 설치된다. 같은 사건이라도 저마다 다르게 기억하듯이, 그녀의 기억이 보는 이의 시각에 의해 어떻게 남는지 그 과정까지도 알아보려는 것이다.
전시는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에서는 작가가 작업하는 과정 그 모습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다. 전시 공간 입구에서는 작가의 작업하는 환경을 계속해서 상영한다. 이것은 작가와 관객사이 일종의 거리 둔 퍼포먼스와도 같다. 관객은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작업하는 모습을 전시장 밖 CCTV를 통해 볼 수 있다. 카메라는 작가가 작업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약속한 시간에만 작동되며 한정된 시야를 제공한다.
2부에서는 작가가 그려낸 ‘Never mind island’를 전시로 공개한다. 그녀가 보낸 한 달 여 동안의 시간을 공개하고 그 결과물을 공유한다. 관객은 전시장에 놓인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전체 그림 중 일부를 선택하여 한 장의 사진을 찍어 남겨 달라는 그녀의 제안을 받는다. 남겨진 사진은 전시장 한편에 설치되며 또 다른 ‘Never mind island‘로 구성된다.
_김 꽃, 임시호
작가 노트
“나는 수영을 못하고 물을 무서워한다. 도시에서 평생을 살아온 나는 잠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연은 좋지만 벌레가 가득한 자연은 싫다. 여행을 간다면 더운물도 나올 수 있는 시설이 있는 곳이면 좋겠다. 하지만 Never mind은 말 그대로 도시인의 바램 따위에도 never mind였다. .... 카누에 누워 조용히 물결치는 파도를 바라본다. ‘카누가 뒤집히기라도 한다면..’ 이란 생각에 온 몸이 얼어붙어 꼼작하지 못한다. 이런 내 몸을 휘감고 있는 나의 긴장과 달리 물결은 하염없이 햇빛에 반짝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서서히 극도의 긴장감과 공포, 극도의 평화로움 사이에 어쩔 줄 몰라하는 나의 몸이 존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