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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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해상전투

치열했던 해상전투

297 x 420 (mm) 복사용지에 색연필 2019

혼돈의 도시

혼돈의 도시

78 x 127 x 77 (mm) 백토, 1250도 2021

지하탈출

지하탈출

297 x 420 (mm) 복사용지에 색연필 2021

Do monsters bleed red?

 

It was a frenzied dream. As if the heavy fog had finally lifted, I stood before a world so clear that it almost seemed tangible. I traced the images in my mind, traversing the blurred boundaries of cities, mountains, ocean, space, and everywhere else beyond. Peculiar creatures—part-human, part-machine, part-animal—were fiercely fighting, trembling the world with their battle cries. That world was ever-awake. Was it really a dream?

 

In her first solo exhibition <Lost in Daydreams>, 502 (pronounced [oh-gong-ee]; Kang Seohyun) invites us into her fantastically peculiar myth of "monsters." Myths, the tales of both humans and non-human beings, often directly spoke of the human condition and served as a moral compass for society. Similarly, the mythological motifs in 502's works are informed by the various forms of conflict and discrimination present in our contemporary society.

 

For the artist, the clamoring battle of the monsters and humans is not a dystopic circumstance. Isolating the battle scenes from any narrative context, 502 challenges the viewers to consider the intrinsic potential in the act of fighting itself. Within the vibrantly saturated scenery, it is hard for the eye to rest on a specific focal point; each character, clad in their own unique arms and armors, demands attention. In a battle where there are no individual heroes nor clear victory, 502 asks us to see the harmony within the disharmony. The artist states, "Each living being has their own narrative and voice. To be able to listen to all these sounds might be an unattainable dream in this reality. In these universes, however, it becomes possible."

 

502 also shows how love persists, even in the midst of a violent battle. Take <In the Blue Light> as an example. Two monsters are entangled in what could either be an icy cold ocean or a blazing flame. Against such blues, the distinct ruby red wounds cast light on the seemingly metallic armor of the monsters, rendering them as tender skin vulnerable to external forces. The embrace of the wounded monsters evokes the presence of a love—understated yet powerful.

 

<Lost in Daydreams> presents the unique opportunity to view the wide breadth of brightly colored pencil drawings and ceramic pieces that the artist has been diligently working on for two years. Listen carefully as you walk through the space, and you might just be able to make out the booming cries of the monsters reverberating from 502's boundless battlefield.

Written by_Ryu Dayun

Lost in Daydreams

사용자ㅣ502 (강서현)
기간ㅣ2021년 8월 6일 (금) - 8월 22일 (일)
관람ㅣ오후 1-7시, 월요일 휴관
입장료ㅣ3,000원
주최/주관ㅣ공간사일삼
디자인ㅣPACK
사진ㅣ생동 스튜디오

User : 502 (Kang Seohyun)
Date : 2021 AUG 06 (Fri) - AUG 22 (Sun)
Time : 1-7 PM, Closed on Mondays
Ticket : 3,000 won
Organization : Space Four One Three
Design : PACK
Photo : Saengdong Studio

괴물도 붉은 피를 흘렸던가?

 

요란한 꿈을 꿨다. 무겁게 내려앉아 있던 안개가 게인 듯 너무나도 선명한 세상이 마치 현실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도시부터 산, 바다, 우주, 그리고 그 너머까지, 허물어진 지리적 경계들 사이로 떠오르는 머릿속 현상들을 자유로이 따라가 보았다. 기묘한 생김새의 반 인간, 반 기계, 반 짐승의 생물체들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고, 그들의 함성 소리로 세상이 요동쳤다. 그 세상은 분명 깨어있었다. 진짜 꿈이었을까?

 

502 (강서현) 작가의 첫 개인전 <Lost in Daydreams>는 기묘하고 아름다운 ‘괴물’들의 신화를 전한다. 예로부터 신화는 인간 삶의 규범에 기초가 되어주었다. 인간과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들의 욕망에 따른 실패와 성공, 파괴와 건립이 낳은 결말은 사람들에게 세속의 삶을 영위하는 좌표로 기능하기도 했다. 이에 작가는 현대 사회에 만연해 있는 갈등과 차별의 직간접적적인 경험을 신화적 모티브로 승화하였다.

 

작가의 세계관 속에서 괴물과 인간이 벌이는 ‘투쟁’은 디스토피아를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다. 작가는 시작과 끝이 없는 싸움, 그 치열한 행위 자체가 지닌 희망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화면은, 빼곡히 채워진 풍경들로 인해 구체적인 초점을 짚어 보기가 힘들다. 저마다의 방패와 무기를 들고 고유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투쟁하는 존재들 하나하나가 모두 주목을 요한다. 영웅도, 승패도 쉽게 가릴 수 없는 502 작가의 싸움은 불협화음 속에서 일궈내는 화합이다. 작가는 말한다. "세상의 모든 이들은 각자의 서사와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그 모든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꿈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림 속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

 

요동치는 투쟁 가운데서도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 <푸른빛 안에서>는 괴물들의 나지막하지만 열렬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그림이다. 차가운 물결인지 뜨거운 불길인지 가늠할 수 없는 푸른 배경에 대비되는 두 괴물의 시뻘건 상처가 눈길을 끈다. 이는 강철로 만들어진 것 같아 보이는 괴물의 표면도 결국 외력에 의해 상처를 입는 살갗임을 보여준다.

 

작가가 2019 년부터 꾸준히 작업해 온 강렬한 색감의 색연필 그림들과 세라믹 작품들 모두 이번 전시에서 감상할 수 있다. 사그라들지 않는 작가의 환상적인 투쟁의 장면들부터 우리가 종속되어 있는 사회까지 울러 퍼지는 듯한 괴물들의 함성소리에 귀 기울어 보길 바란다.

글_류다연